‘낭만 직장인’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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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은 내가 좋아하는 것에 낭비하는 것입니다

우연히 본 쇼츠 영상에서 김풍 작가의 낭만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낭만이란 본인이 좋아하는 것에 시간과 물질을 기꺼이 낭비하는 태도이며, 효율이나 가성비와는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이 말은 낭만적인 삶을 꿈꾸는 이들 사이에서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사회가 점점 각박해질수록 낭만은 더욱 소중한 가치로 여겨진다. 이를 반영하듯 낭만을 주제로 한 콘텐츠들이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나 음악 낭만 젊은 사랑처럼 제목에 낭만을 담은 작품들은 물론, 나영석 PD의 삼시세끼 시리즈도 낭만적인 어촌 라이프를 키워드로 구성되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하지만 낭만을 찾아보기 어려운 공간도 있다. 바로 인생의 절반 이상을 보내는 회사다. 회사를 대표하는 키워드는 단연 ‘효율’이다. 불필요한 자원 낭비를 줄이고 최소한의 투자로 최대한의 성과를 내야 하는 곳, 그것이 회사다. 이런 환경에서 무엇인가를 ‘낭비’한다는 것은 개인과 조직 모두에게 부정적으로 여겨지기 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에서도 낭만을 품고 일하는 이들을 만날 수 있다. 그들과 함께 일하면 회사 생활 속에서도 열정이 다시 살아나는 경험을 한다. 내가 만난 ‘낭만 직장인’들의 특징은 두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본업에 최선을 다하는 성실함

브런치 글 이미지 1

요즘은 회사에서 너무 열심히 일하는 사람을 바보처럼 여기는 분위기가 있다. 하지만 ‘핵개인’의 시대에 본진인 회사에서 자신의 역량을 키우는 것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송길영 박사가 쓴 시대예보–호명사회에서도 스스로의 이름을 알리기 위해서는 소속된 조직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역량을 갖추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N잡러가 유행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직장인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은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의 역할일 것이다. 자신의 이름을 빛내기 위해서는 오히려 본업에서 전문성을 쌓아야 한다. 이를 위해 회사의 업무에 진정성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둘째, 주변에 호의를 베푸는 마음

브런치 글 이미지 2

근속 연수가 길어지고 업무 긴장감이 줄어들수록 회사에서 호의를 베푸는 것이 불필요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특히 호의가 반드시 되돌아오지 않거나, 간섭으로 오해받을 수도 있는 개인주의적인 조직 문화에서는 더욱 그렇다. 이런 이유로 회사에서 호의를 베푸는 것은 때로는 ‘낭비’처럼 보인다.

하지만 호의를 베푸는 따뜻함은 조직과 개인 모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겉으로는 차이가 없어 보여도, 위기 상황에서 단단히 뭉치는 조직과 와해되는 조직의 차이는 선의로 쌓인 연대감에 따라 갈린다. 호의로 쌓인 작은 신뢰들은 결정적인 순간에 큰 힘을 발휘한다.

우리 대부분은 지금 하는 일이 어느 정도는 좋아서 선택했을 것이다. 좋아함의 강도가 10%든 100%든, 아예 좋아하지 않는 일을 선택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렇다면 우리가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이 일에서 진정성을 다하고, 낭비를 통해서라도 낭만을 찾아보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 아닐까?

물론 회사에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을 바보로 보는 시각도 있다. 적당히 일하거나 승진을 거부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흐름 속에서도 낭만을 품고 일하는 이들은 분명히 존재한다. 모두가 효율만을 추구할 때, 자신이 믿는 가치를 위해 ‘낭비’하는 직장인들은 조직에서도 주목받고, 개인적인 성장의 기회를 잡을 것이다.

당신은 ‘낭만 직장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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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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