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레퍼런스가 되는 ‘꼰대’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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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회의 특징은 시뮬레이션 과잉 사회라는 것입니다

시대예보: 호명사회를 출간한 송길영 박사의 인터뷰를 보며 흥미로운 개념을 접했다. 그는 우리 사회를 ‘시뮬레이션 과잉 사회’로 진단했는데, 이는 사람들이 방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돌려보고, 조금이라도 리스크가 보이면 도전하지 않는 현상을 뜻한다.

과거에는 경험과 직감을 바탕으로 도전했던 일도, 이제는 선례를 통해 성공과 실패 사례, 연봉 등 각종 데이터를 분석해 리스크를 먼저 따진다.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되면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 이는 우리 사회가 불안감이 높아지고, 두 번째 기회가 보장되지 않는 환경에서 사람들이 가장 안전한 길만 선택하려는 심리를 보여준다.

이런 시뮬레이션 과잉 현상은 사회적으로 긍정적이지 않다. 도전의 빈도가 줄어들수록 사회적 동력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는 저성장 국가가 고령화 사회로 향할 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모습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런 상황 속에서 새로운 흐름을 주도하는 집단이 등장했다. 바로 ‘좋은 레퍼런스가 되는 꼰대’들이다.

송길영 박사를 비롯해 회계사 이재용, 정치학 박사 김지윤, 작가 조승연, 건축가 유현준 등 최근 유튜브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크리에이터들이 ‘좋은 레퍼런스가 되는 꼰대’들의 대표적인 예시다. 이들은 40~50대라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인문학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지식 중심의 롱폼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다. 짧고 자극적인 숏폼 콘텐츠와는 거리가 먼 이들의 영상은 짧게는 10분, 길게는 1시간 이상이지만, 젊은 세대가 적극적으로 소비하고 있다.

2030세대가 이들을 선호하는 이유는 시뮬레이션 과잉 사회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 자신이 걸어가야 할 길을 최적화하기 위해 신뢰할 수 있는 레퍼런스를 찾는 것이다. 이런 ‘꼰대’들은 몇 가지 공통점을 가진다.  

본인 분야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신뢰를 형성한다.

경험에 기반한 통찰을 제공하되, 현실을 객관적으로 분석하며 공감을 이끌어낸다.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지만, 이를 강요하지 않는다.

2025년에도 저성장과 사회적 불안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사회적 불안감이 높아질수록 사람들은 더 많은 시뮬레이션을 돌릴 것이고, 신뢰할 수 있는 레퍼런스가 되는 콘텐츠는 꾸준히 소비될 것이다.

내년 콘텐츠 전략을 고민하는 기업이나 크리에이터라면, 사람들의 시뮬레이션 욕구를 겨냥해 취향 있는 꼰대와 협업하거나 이들을 활용한 콘텐츠를 기획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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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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