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주니어 시절엔 홍보인은 방송, 신문과 친해져야 했다. 매일 아침 출근하면 일간지, 경제지를 훑어봐야 했고, 새로 시작하는 TV 프로그램이 뭔지 확인해야 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떠한가? 홍보인은 블로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은 운영할 줄 알아야 하고, 요즘 인기 있는 인플루언서 채널이 무엇인지 정도는 파악해야 한다. 정보를 소비하는 매체가 매스미디어에서 뉴미디어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공공기관도 뉴미디어를 활용한 홍보에 적극적이다. 단체장의 페이스북이나 유튜브 채널 운영도 보편화되었다. 이제 언론은 공공홍보의 일부분일 뿐 뉴미디어를 이용한 홍보가 더욱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공공기관의 홍보 책임자 중에서는 여전히 뉴미디어를 낯설어하는 분들이 많다. 그 흔한 SNS 계정조차 없는 경우도 있다. 필자가 잠시 홍보전문위원으로 몸담았던 공공기관의 홍보 팀장님도 그런 분이었다. 새롭게 인사 발령이 나서 오신 50대 초반의 팀장님은 해당 기관에 있는 동안 홍보와 관련된 일을 전혀 해보지 않은 분이셨다. 어느 날 조용히 나를 회의실로 부르시더니, 본인의 스마트폰을 내밀며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어달라고 부탁하셨다. 홍보팀장님은 그렇게 뉴미디어와 친해지는 노력을 시작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뉴미디어에 익숙할 즈음 다른 부서로 발령이 났다.
과연 이러한 경우가 필자가 몸담았던 기관에만 해당하는 일일까? 그렇지 않다. 공공기관은 순환보직이다. 이렇다 보니 홍보와 담쌓고 있던 분이 홍보업무를 총괄하는 경우가 있다. 이들이 뉴미디어를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 당연히 잘 모른다. 하지만 자리를 맡았으니 SNS 계정을 만들고 공부를 시작한다. 학구열에 불타 열심히 공부해 보지만,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것들이 쏟아지는 뉴미디어의 트렌드를 따라가기는 쉽지 않다. 더 큰 문제는 어느 정도 뉴미디어와 친해졌다 싶으면 다른 부서로 다시 발령이 난다는 점이다. 공공기관의 책임자들이 뉴미디어 분야의 전문성을 키우기 어려운 이유가 ‘순환보직 인사’에 있다.
이렇다 보니 몇몇 지자체의 경우에는 젊은 뉴미디어 담당관에게 SNS 운영의 책임과 권한을 넘기는 경우도 있다. 전에 없던 B급 시정홍보물로 이름을 알린 충주시 SNS의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충주시 SNS 담당자인 김선태 주무관은 ‘선업로드, 후보고’ 체계가 SNS 성공 비결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모든 부처의 홍보 책임자가 뉴미디어 담당자에게 권한을 부여하지는 않는다. 어떤 리스크가 생길지 모르기 때문이다. 특히 국정 전반을 책임지는 주요 부처의 경우 더욱 보수적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다.
공공기관의 SNS는 왜 재미없을까? 의문이 들겠지만,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뉴미디어와 친하지 않은 홍보책임자의 컨펌을 받아야 하고, 이 분들은 해당 SNS 콘텐츠가 트렌드에 걸맞은 흥미 요소를 갖추고 있느냐를 검토하기보다 업로드 시 리스크가 없을까를 고민한다. 이렇다 보니 B급 콘텐츠 기획안이 통과되기는 쉽지 않다. 또한 최신 트렌드의 콘텐츠를 기획했다면, 요즘 SNS 트렌드가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숏츠’가 뭐고? 왜 유튜브 콘텐츠를 짧게 만들어야 하는지 함께 설명하고 설득해야 한다. 웬만한 열정이 있지 않으면 발 빠르게 새로운 시도를 하기 어렵다. 하지만, 이러한 환경일수록 홍보담당자가 더 뉴미디어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총괄 책임자들이 뉴미디어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오는 불안은 홍보담당자의 전문성을 기반으로 신뢰를 쌓아간다면 해소될 수 있다. 책임자가 믿고 권한을 부여할 수 있을 만큼 신뢰를 쌓아보자.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뉴미디어와 친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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